지난 1985년 멋 모르고 주식시장에 뛰어들어서,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고 종잣돈 100만원을 갖고 한진중공 업을 샀는데 얼마 안 있어 법정관리(당시에는 그게 뭔지도 몰랐음)에 들어가면서 제 기억으로는 10번 정도 하한가를 가더라고요, 당시는 하한가가 5% 정도, 100만원이 금새 2-30만원로 줄어들더라고요. 그래서 만회해보겠다는 욕심으로 돈 좀 더 보태서 다시 100만원을 만들어 당시 통일중공업을 몰빵했는데
아 글쎄 이놈도 법정관리 들어가더라고요. 그래서 1년만에 200만원 깡통. 주식하면 금방 벌 것 같아서 적금 열심히 들어서 또 돈을 좀 만들었지요. 200만원정도 가지고 87년부터 당 시 인기종목 대한항공, 대우중공업 삼미특수강 주택은행(지금은 국민은행과 합병), 건설주, 지방은행 등등 소위 우량주 한답시고 열심히 해서 꽤 높은 수익률을 거두었지요. 1년만에 1000만원으로 불어나더라고요. 아 정말 주식 쉽구나. 기고만장해서 자랑도 하고 그랬는데, 지나고 보닌까 사실 그때는 사면 오르는 시기여서 봉사가 뭉끄리 잡은 거였더라고요. 근데 내가 돈 좀 번다는 소릴 들어는지 촌에 사시는 우리 고모부께서 돈 좀댈테니까 주식좀 사달라는 거에요. 나도 자신이 있는때여서 그래라고 했더니, 이 양반이 촌의 논을 처분해서 2천800백만원(당시 논 열마지기) 을 가져와 주식을 사달라는 거예요.
그때부터 가시받길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돈으로 내 돈까지 합해 3천만원으로 대우중공업을 2만원대에 사서 2만 7천원대에 팔아서 짧은 기간동안 큰 돈을 남겼습니다. 웬 떡이야 이러다가 꼭 재벌 될 것 같더라고요. 아 그때 욕심을 안 부려야 했는데 당시 삼성전자나 엘지화학 같은 것을 삿더라면, 그런데 사람 마음이 저가주를 사서 한방에 승부내겠다는 욕심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몰빵한 것이 당시 삼미특수강, 그런데 요놈이 불과 한두달 뒤에 또 법정관리 들어가더라고요. 그때의 좌절감, 내 돈도 돈이지만 고모부에 대한 미안함 꼭 반년 만만에 다시 10분의 1토막, 그로부터 1년을 버티다가 고모부께 정산해 드린돈이 200만원정도 였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또 깡통이고요. 아 이것이 주식이구나. 벌써 3번째 깡통이었습니다. 그로부터 3년간 주식은 쳐다보지도 안 했습니다. 돈도 없었고. 내가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per가 뭔지도 모르고, 기업의 재무제표 보는 법도 꽝이고, 정보 해독능력도 꽝이고, 당시 한국경제, 매일경제는 외우다시피 했는데 나 혼자만 잘났었구나, 병신짓 했구나하는 자괴감이 눈앞을 깜깜하게 했습니다. 반성, 또 반성, 그리고 무엇이 잘못되어나 반성했습니다.
당시 제가 후회하면서 적었던 내용들입니다.
당시 제가 후회하면서 적었던 내용들입니다.
1. 소나기는 피하라, 그러나 소나기는 곧 지나간다. 지나간 자리는 더 맑고 투명하다. 기회를 잡아라 그래야 승리한다
2. 냉정함을 잃지마라. 그래야 승리자가 될 수 있다.
3. 기업의 본질가치에 승부하라. 그래야 물려도 불안하지 않다
4. 전문가의 말은 그냥 참고일 뿐이다. 공부하라, 그리고 집중하라
5. 조금 이겼다고 자만하지 마라. 시장은 냉정하다 못해 냉혹하다.
6. 지금이 바닥인가, 무릎인가 판단하지 마라. 다만 내가 산 가격이 반드시 한번쯤 올라온다는 확신이 있을때 매매하라
7. 주문했는데 오르면 절대 따라잡지 마라
8. 주식경력이 수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냉철한 판단과 승부다
9. 주식은 생물이다, 사랑하라, 즐겨라, 기뻐하라
1995년 이후로 미국 금융위기때 잠깐 손해본거 빼고는 한 번도 손해 본 기억이 없네요. 제가 매매했던 주요 종목들을 생각해보면 2천년대 전후로는 주로 코스닥매매를 많이 했어요. 이지바이오, 삼천당제약(바이오뜰때)파인디지털, 피에스케이등으로 큰 돈좀 만졌고요. 2천년대 후반에는 녹십자, LIG손 해 보험, sk텔레콤, kt(저는 배당주를 아주 좋아합니다)등을 중장기 스윙매매로 비교적 좋은 수익률을 올렸습니다. 주식은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타이밍을 잃으면 돈을 잃습니다. 부도 안날 주식, 악재가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는 주식을 타이밍이 올때까지 기다렸다가 매매하면, 거의 이기지요,
저의 주식 매매원칙
1. 주식수는 아무리 많아도 3가지 이상 포트에 담지 않는다, 분산투자는 투자에 자신이 없는 자들의 변명일 뿐이다. 포트가 많으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관리가 어렵다
2. 목표수익률은 정하지 않는다. 시장의 흐름에 맡겨 매매한다. 30년 경력자인 저도 아직도 오르면 더 오를 것 같아 매매가 망설여집니다.
3.손절을 예상하고 매매하지마라. 손절이 두려우면 아예 사지를 마라. 저가권에서 3-4일 횡보하는 주식을 매일 조금씩 포트에 담는다.
4. 주식 매매로 발생한 수익의 2분의 1은 주식이 아닌 다른상품에 투자한다.
지금도, 앞으로도 저의 투자는 계속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도 주식이 어렵다는 생각이 너무나 많이듭니다. 그리고 겁없이 투자했던 지난 세월이 큰 교훈이 되고도 있고요. 저의 투자경험이 새로 주식을 시작했던 분이나, 주식투자로 실패하셨던 분들에게 조금의 참고가 되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한가지. 앞으로의 장세를 어떻게 보냐고요. 저는 한바탕 천둥과 번개가 지나가야 맑은 햇빛을 보는 그런 시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포트 몰빵 절대 하지 마시고요. 한 20% 정도만 스윙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다우가 저렇게 흔들리지 않는 건 기대심리, 대선과 맞물려 붙들어 놓는 거고요. 유럽은 시한폭탄, 국내 경기는 이미 침체이고요. 아마 이 어려움은 길게는 2-3년 갈 수도 있을 겁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저도 어느 순간 제 자산의 전부를 몰빵 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주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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